보도자료
[특별인터뷰] 김봉식 수원문화원장
“실버 세대와 젊은 세대가 함께하는 수원문화원을 만들겠습니다!”
김봉식 수원문화원장이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했다.
먼 옛날부터 현대까지 문화는 그 나라의 정체성이자 강력한 힘을 가졌다. 더 과장하자면 문화는 그 나라와 민족의 영혼이라는 뜻이기도 하다. 최근 이른바 ‘K-문화’라는 신조어가 생길 정도로 우리나라가 문화적 전성기를 이루고 있는 만큼 이에 대한 관심도도 굉장히 높아진 상황이다.
일반 사람들은 잘 모를 수도 있으나 우리나라 지역 곳곳마다 문화원이 있다. 문화원은 지자체에서 더 효율적인 문화진흥을 위해 설립한 문화재단이나 같은 부류의 예술인들이 모여 만든 예술인총연합회(예총)와는 다르게 정부 차원에서 공인하고 육성하는 단체이다. 1965년 지방문화원들이 법인으로 등록하면서 정부의 문화 사업을 위탁 수행했고 점차 시간이 흘러가며 향토 고유문화 창달 및 전승과 보존의 역할까지 맡게 됐다. 90년대에 들어서면 사단법인에서 공익법인으로 격상, 독립된 법까지 갖추면서 비로소 오늘날에 이르렀다.
이처럼 지역의 전통문화 계승 및 향토사 조사연구, 지역문화발전 기여에 목적을 두는 문화원은 매우 중요한 가치를 지닌 단체다. 특히 1957년 설립된 수원문화원은 수원의 역사와 문화를 기록하고 후대에 전달하며 일상 속에서 시민들이 생활문화를 배우고 누릴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김봉식 수원문화원장은 수원문화원장 취임 이전부터 수원문화원 수석부원장, 독립원사 건립 추진위원단 위원장 등을 맡으며 30여 년간 수원문화원과 동행했다. 수원문화원의 독립신청사 건립에 앞장서 지난 5월 이전에 성공했고 이를 통해 상대적으로 문화 소외지였던 서수원권의 문화허브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무엇보다 김봉식 원장은 열린 사고로 문화원의 혁신을 주도하겠다고 했다. 그는 “문화원이라고 하면 실버(노인)의 전유물이라는 인식이 있는데 인근 학교와 연계해 젊은 세대들과 호흡하겠다”며 “또 수원의 봄 축제가 없는 만큼 문화재단과 연계해 진정한 시민주도형 축제를 만들고 싶다”라고 포부를 밝혔다.
정조대왕·혜경궁 홍씨 선발대회 다시 주관하게 돼 기뻐
빛누리아트홀로 이전… 서수원권 문화 수요 충족시킬 것
수원에 진정한 시민주도형 ‘봄 축제’ 만들고 싶어
▲ 정조대왕·혜경궁 홍씨 선발대회를 개최한 소감은.
본래 정조대왕·혜경궁 홍씨 선발대회를 초대부터 11회까지 수원문화원에서 계속 해오다가 수원문화재단이 생기면서 그쪽에서 2회 정도 선발하는 업무를 담당했습니다. 문제는 문화재단에서 선발한 후 중단이 됐다는 점입니다. 이를 수원시와 여러 번 논의한 끝에 다시 문화원에서 열게 됐는데 원상회복됐다고 생각하면 될 거 같습니다.
정조대왕 및 혜경궁 홍씨 선발대회를 2023년에 재개한 후로 올해까지 개최하게 돼 참으로 기쁜 마음을 헤아릴 수 없었습니다. 수원을 대표하는 홍보대사를 선발하기 위한 대회는 수원시의 숙원사업이며 문화원의 역사이자 막중한 책임이 있는 사업이기 때문입니다.
수원문화원은 막중한 책임감으로 수원의 역사를 잇도록 그 역할을 충실히 다할 것입니다. 수원이 문화, 특히 정조의 도시인 만큼 정조대왕-혜경궁 홍씨를 뽑는 건 관광이나 역사문화적 가치로써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에 수원문화원에서 다시 주관해 개최하는 만큼 이를 계속 발전시켜나가겠습니다.
▲ 정조대왕·혜경궁 홍씨 선발대회에 대한 시민들의 반응은.
2024 정조대왕 및 혜경궁 홍씨 선발대회장의 열기는 매우 뜨거웠습니다.
각 동마다 뜨거운 응원으로 수원문화원 빛누리아트홀이 들썩거렸고 후보자들과 응원하는 수원시민들을 보니 마음이 뭉클해지기도 했습니다.
수원은 동단위로 응원하는 문화나 행사가 많이 활성화되지 않았는데 그런 면에서 의미가 크게 있다고 봅니다. 이런 맥락에서 수원문화원이 역할을 잘하고 있구나를 느끼는 시간이었습니다.
선발대회 절차 과정에서 22명의 후보자들이 신청했고 그중에 각 6명씩 1차 서류심사로 후보자가 선정됐습니다. 2023년부터 소문이 꼬리를 물게 돼 반응이 매년 더 뜨거워져 수원시민 전체의 축제가 될 것으로 감히 예상합니다.
▲ 글로벌 수원화성문화제와 더불어 전국대회로 개최하자는 여론이 있다. 이에 대한 의견은.
처음 선발대회를 진행했을 땐 전국으로 했는데 67년 역사에서 혹자는 전국으로 확대하면 괜찮지 않겠느냐라고들 이야기하십니다. 물론 전국으로 확대한다면 대외적인 홍보 효과나 국민의 관심도는 높아질 것입니다. 그러나 정조대왕-혜경궁 홍씨가 선발되면 수원에서 활동해야하는데 가령 예전에는 매주 토-일 행궁광장에서 정조대왕이 나타나는 행사와 무예24기 공연 등을 해왔습니다.
그러나 그것도 예산이 줄어들어 제대로 활동하지 못하고 있으며 이를 다시 되돌려서 해야한다고 봅니다. 또 전국으로 확대하고 나면 심사할 때 지역이 아니라 사업적으로 접근하게 됩니다. 효율성이 떨어지고 사명감이 없으며 지방자치에 대한 것과 견주어도 맞지 않은 처사라 여겨집니다. 우리 지역에 특별한 행사이기 때문에 지역을 근거로 해야한다는 게 우리의 입장입니다.
우리 문화원은 하나의 선발대회를 넘어서 많은 지역주민이 참여하고 함께 즐기는 축제로 발전시켜나가도록 만들어가겠습니다.
▲ 과거 정조대왕·혜경궁 홍씨 선발 시 심사 공정성 문제가 대두되었다. 해결책은.
과거에 실제로 공정성 시비가 있었고 이를 고소까지 하는 사건이 있었습니다. 사실 옛날 선발방식은 잡음이 있을 수밖에 없던 환경이었다고 봅니다.
그래서 선발대회를 다시 개최했을 때 공정하게 심사를 진행할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기했습니다. 심사위원을 10명에서 12명이 하는데 각계각층에 있는 사람들로 꾸렸고 당일 날까지 다른 심사위원들이 어떤 사람인지 알 수 없도록 했습니다. 심사기준표도 하나도 모르고 선발대회를 하는 날 저녁식사를 하는 자리에서 서로를 알 수 있도록 장치를 마련했습니다.
정조대왕 및 혜경궁 홍씨 선발대회는 공정한 심사가 필수적입니다. 수원문화원이 이름을 걸고 책임있게, 그리고 철저하고 공정한 선발대회가 되도록 하겠습니다.
▲ 수원문화원이 빛누리아트홀로 이전했다. 달라진 점이 있다면.
지난 2019년 8월, 수원시가 지역발전을 위한 공간을 마련하기 위해 추진계획을 수립했고, 2022년 착공해 올해 2월 준공을 완료, 지난 5월 22일 공식 개관식을 진행했습니다.
과거 팔달산에 있던 이전 문화원사도 매우 입지도 좋고 애착이 가나, 서수원이 상대적으로 소외되어있던 면이 있었습니다. 그 수요를 충족시켜야한다고 생각했습니다.
또, 아직 이전 문화원사를 어떻게 누가 사용할지 용도가 정해지지는 않았으나 최초의 경기도 문화시설인 만큼 근대문화유산으로 지정될 예정이라고 합니다. 또한 수원문화원 강의 프로그램, 공연팀은 아직도 사용 중이고 그곳을 팔달구 분원처럼 이용하고 있습니다. 사실 구별로 분원을 하고 싶은 마음이 굉장히 큽니다.
여담이나 이전 비하인드스토리를 소개하자면 빛누리아트홀은 본래 수영장을 짓기로 했으나 이것이 예산이 많이 들고 완전히 정해지지 않았을 시기에 수원문화원 신청사로 점지해놨습니다. 일일이 시도의원들을 만나서 설득하고 체육시설보다 훨씬 나을 수 있다는 점을 피력해서 이전할 수 있게 됐습니다.
한편, 빛누리아트홀로 넘어오면서 프로그램이 많아 인근 주민들은 굉장히 좋아하고 있습니다. 이미 수원문화원은 개관 첫 일주일을 ‘새빛문화주간’으로 잡고 공연과 전시, 원데이 클래스, 마켓 등을 선보인 바가 있습니다. 이에 화답하듯 5천 명의 시민들이 방문해 그 가능성을 확인했습니다.
빛누리아트홀은 서수원 최초의 공공 공연장으로서 이웃 주민들의 문화갈증을 해소할 대표적 공간으로 많은 기대를 모으고 있습니다. 수원지역의 공연장은 주로 팔달구에 몰려있어 사람이 모일 수 있는 공간이 부족한데 그런 점에서 빛누리아트홀의 개관은 정말 큰 의미를 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빛누리아트홀 설립에 다들 만족하고 근방에 학교들도 많아 연계하면서 상호협력하고 있습니다.
▲ 수원문화원의 대표 사업은.
우리 문화원은 12월 31일 제야 타종과 1월 1일 해맞이 해돋이, 정월대보름 맞이 척사대회를 주관하고 있습니다. 또 청소년들에게 정조대왕 능행차 체험순례 프로그램과 역사 공유학교를 운영 하고 있으며, 부설 기관 수원지역문화연구소가 있어 단행본도 만들고 지역의 지명 유래나 과거 및 전통문화를 발굴하는데 앞장서고 있습니다. 종합문화예술지 수원사랑 책자도 발간 중이고 편집위원들이 함께 만들어나가고 있습니다. 이외에도 매년 민속예술제나 공모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 수원문화원 발전을 위한 청사진은.
저의 경우 올해 2월부터 4년의 임기를 가지고 있어 2028년도 2월에 종료됩니다. 이전 문화원장님의 잔여임기까지 포함해 근 6년을 하는 개념입니다. 물론 6년 전부터 수원문화원과 관련해서 일해왔고 현재 절실하게 느끼는 것은 다목적실과 중회의실이 필요하다는 점입니다. 이를 위해 문화 소통의 공간을 만들려고 4층 공사를 구상하고 있습니다.
이와는 또 다른 얘기지만 문화원은 과거 역사성에 더 중심을 둔 단체였습니다. 그래서 문화원에서 수원 시사편찬을 처음부터 도맡아해왔던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우리가 지금 수원책자를 만들고 하는 건 당연히 해야할 일이고 역사적인 의미를 담아내는 일을 해야하는 건 옳은 방향이라고 봅니다.
다만, 현대에 들어서 전통문화가 경제성이 없어서 계승이 안되는 실정입니다. 홍보도 되지 않고 있는데 이것을 퓨전식으로 만들어서 어떻게든 살려보려고 합니다. 전통으로만 지키고 계승하고자 한다면 살아남을 수 없다는게 요즘 사회상이라고 봅니다. 즉, 융합이 필요합니다.
우리 문화원에선 전통을 이어가지만 상업시장에선 경쟁성이 없다는 점입니다. 앞으로 문화원이 변화돼야 할 부분이라고 할 수 있는데 홍보하고 영업을 뛰어야합니다. 도태되지 않으려면 사업성도 따지고 발굴도 열심히 해야합니다. ‘과거에 얽매인다면 문화원은 죽는다’라는게 제 지론입니다.
빛누리아트홀로 이전하면서 공연장 사업이 생겼는데 앞으로 10이 만점이라면 최소 5이상의 비중이 될 것이라고 봅니다. 좀 근접해서 볼 수 있는 크고 작은 공연들을 유치할 생각입니다.
그래서 내년에도 여러 가지 콘텐츠를 유치하려고 계획 중입니다. 아이템들이 좋아야 하는데 시에서 받는 예산으로 좋은 공연을 유치할 것입니다. 올해는 5월달에 개관해서 시범운영으로 하고 있는데 내년엔 공연장도 알차게 운영하겠습니다. 시내까지 나가기 어려운 노인분들을 위한 정기공연도 할 생각입니다.
문화원이 자체프로그램으로 공연단을 만들 것입니다. 아무 때라도 보여줄 수 있는 공연. 수원문화원 특유 공연의 팀이 만들어질텐데 내년 연말정도 되면 일정 궤도에 올라가고 그 후년이 되면 더 발전할 것입니다. 이를 길거리 공연으로 만들겠습니다.
저는 문화원의 역할을 변화시키고 대중화 시키며 찾아가고 찾아오는 문화원을 만들 것입니다. 그만큼 문화원의 역량이 달라졌다는 방증입니다.
▲ 임기 내에 꼭 하고 싶은 사업이 있다면.
임기 내 꼭 하고 싶은 사업은 일단 수원에 봄축제가 없습니다. 그래서 제 생각엔 시민주도형 봄축제를 만들어야할 필요가 있다고 느낍니다. 가을엔 수원화성문화제가 있으나 그건 국책사업의 면모를 가지고 있습니다.
제가 구상하는 축제는 진정한 시민주도형으로써 봄에 진행하는 축제를 만들고 싶습니다. 시민 통합적인 축제가 없는 만큼 수원문화재단과 함께 만들어가면 좋을 것 같습니다. 근데 정말 쉬운 일이 아닙니다. 기업도 함께 해야하고 명단을 받아서 홍보채널을 만들려고 합니다. 이제 문화는 미래의 먹거리 산업입니다. 문화가 없으면 삶의 만족도가 낮아지는 시대입니다. 문화적 가치를 계속 올려야하는데 축제는 보통 관(官) 주도형인 만큼 감독 임명도 턴키방식으로 주는데 형식은 주민들이 하나 사실상 사업적인 요소를 띠고 있습니다.
진정한 시민참여형은 많은 부분을 수원시민이 주도해야 합니다. 이렇듯 봄축제에 대한 생각은 있으나 일정한 장소가 필요하고 봄축제에 대한 아이디어가 마땅치 않아 보류 중이지만 꼭 해보고 싶은 사업입니다.
이와 함께 학생들이 3박 4일로 창경궁에서 융건릉까지 걷는 체험순례가 있습니다. 참여학생들에게 정조대왕 능행차길 체험순례 코스를 완주 할 경우 교육지원청에서 생활기록부에 기록을 남겨 주고 참가비를 지원해주고 있습니다.
그 코스를 그대로 체험하고 역사를 교육한다는 ‘정조대왕 능행차길 체험순례’라는 프로그램인데 올해 7월엔 72명 참가했습니다.
전국적으로 취합하려고 노력 중이나 보통 참여인력이 수원에서 많습니다. 수원시 예산과 교육지원청 예산을 섞어서 1인당 10만 원씩 참가비로 받고 있으나 총괄행사를 할 수 있다면 좋을 듯 합니다.
이렇듯 교육지원청과 MOU를 맺어 교육 프로그램으로 강화시켜서 더 많은 학생들이 참여하고 예산도 지원받을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변모시키려고 노력 중입니다. 또 수원엔 대유평농원이 있는데 만석거 저수지 등 그쪽에 정조대왕이 농사를 지으면 만석거를 만들고 물이 내려오고 하는 곳입니다. 전쟁을 안하고 평화로울 당시에는 군인들도 같이 도와주고 농악을 하고 밥을 먹고 하는 대유평 농악이 있었습니다. 이걸 하나로 만들려 하는데 문제는 이분들이 80대 언저리 되셨습니다. 저는 대유평 농악을 발굴해 수원문화원에 소속된 대유평 농악대를 44개 동에서 활동 중인 동아리들에게 전수하여 ‘이것이 대유평농악이다’ 라는 인식을 심어주는 작업을 하고 싶습니다. 이제 그걸 책자로도 만들어서 확정지으려고 합니다.
한가지 안타까운 점은 실버라고해서 문화원이라고 하면 나이먹은 사람들의 전유물이라는 인식이 있습니다. 우리 수원문화원은 수원교육지원청장과 함께 MOU를 체결해서 바이올린-플롯-우쿨렐레 등 악기를 가르치는 프로그램 및 학생들이 원하는 여러 가지 프로그램을 만들려고 합니다. 그런 감성적인 것을 문화원이 만들겠다는 뜻입니다. 세대를 아우르고 낮추며 젊은 사람들과 호흡하려고 노력할 것입니다.
또 내년 연말까지 실버 밴드를 만들어서 6~12명이 퓨전 밴드를 탄생시킬 계획입니다. 각설이도 아니고 전문도 아니고 그렇지만 음악성을 가지고 정말 재밌게 해학과 유머가 곁들여진 유니크한 밴드를 만들겠습니다. 그리고 이 밴드에 수원의 상징성을 넣겠다는 나름의 원대한 꿈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게 제대로 될 때까지 할 것입니다.
▲ 수원시민에게 전하고 싶은 말은.
우리 문화원이 예산이 녹록치 않아 후원회 제도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개인은 300명이 월 1인당 1만 원씩 내고 있는데 기업 후원이 미진한게 좀 아쉽습니다. 수원문화원은 존재 이유가 시민을 위한 것입니다. 우리 신청사가 서수원에 있다보니 이쪽 사람들이 주로 참여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문화원은 국가에서 해야하는 사업을 하는 단체인 만큼 서수원 지역에 왔으니까 적은 돈도 아닌 만큼 정말 시민을 위한 일을 해나갈 것입니다.
앞으로 수원문화원은 많은 프로그램과 콘텐츠를 만들고 개발해서 자체 공연을 하는, 즉 수익뿐만 아니라 공익과 문화예술 발전을 위해 일할 것입니다.
출처 : 새수원신문(http://www.newsuwon.com)